김근배 초대展

김근배선생의 조각작품은 청동과 같은 금속으로 길이나 레일등의 이동수단을 무대장치의 골조로 만들고, 무대 안에 배치된 주인공들은 대리석 등의 돌로 인물이나 토끼, 코끼리 등의 동물들로 재현하여 마치 동화 속 세상이 펼쳐진듯 만들어내고있 다. 특히 이번 전시작품에는 토끼가 여러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타난다. 마법의 빗자루부터 똥차, 달구지부터 트럭, 돛단배부터 전철에 이르는 여러 교통수단에 실린 토끼는 웅크린 채 이리저리 실려 다니는 수동적인 자연적 대상부터, 양복을 입은 문명인의 은유까지 다양한 면모를 가진다. 이러한 이동은 누추한 살림살이가 드러나는 초라한 광경부터, 미지로의 여행이라는 부푼 꿈에 충전된 감정의 편차를 내포한다. 달구지에 보따리를 실고 길을 떠나는 다람쥐. 그 달구지를 끄는 사람보다 더 커다란 토끼, 때로는 커다란 가방에 때로는 커다란 책 속에 또다른 세상을 펼쳐 보이는 그 정경이 마치 유아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삶의 우의, 삶의 축소판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다양한 재료로 표현된 소재들을 조화롭게 담아내고 있는 커다란 알루미늄가방이나 책 과 같은 무대는 이동에 대한 이미지가 집약되어있는 축소모델이며 “대장정” “여정” 과 같은 제목으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세상의 풍경을 희화화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상상력이 복원해낸 삶 속에서 모든 이질적인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삶의 풍경을 재미있는 동화 속 세상으로 펼쳐 보이는 조각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조각가 김근배 선생은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아카데미아를 졸업하였으며, 단원미술대전, 현대 미술대전, 이탈리아 국제조각심포지움1등, 난토 피에트라 1등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교 와 경기대학교에 출강하고있다.